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기준 결정…당분간 착용해야(종합) 마스크, 이젠 벗어도 됩니다

기준조건 4개 중 1개 충족
2개 이상 충족될 때 해제 논의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진석(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당정협의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감염 고위험군이 많이 이용하는 요양시설이나 병원, 약국 등의 사회복지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격리 의무 기간도 현행 7일에서 3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2일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의무 해제 기준을 정한 이후 23일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안을 공식 발표한다.

당분간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한 4개 조건 가운데 2개 이상을 충족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현재는 1개만 충족한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와 관련해 조정기준 4개 항목 중 2개 이상 충족되면 중대본에서 논의 후 시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주제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현재 ‘의무 사항’인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 사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지영미 질병관리청장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의 기준과 대상, 방법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한 걸음 진전된 변화를 끌어낼 시간이 됐다”며 “시민들이 혼선 없이 자율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의 근거로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현저히 낮은 점 ▲호흡곤란 등 일상 불편 ▲어린이 언어 발달에 부정적 영향 ▲국민이 집단면역과 자율적 방역 능력을 갖춘 점 등을 제시했다.

 

착용 의무 해제 후 확진자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성 정책위의장은 현 방역당국의 역량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의료 인력이나 시설, 대응 역량이 충분하기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도 된다는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어 7일 격리가 의무지만, 의료진은 무증상이나 경증일 경우를 기준으로 3일만 격리하도록 돼 있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에 대한 규정은 손봐 (의료진이 아닌 확진자도) 3일로 통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마스크 의무 조정 문제는 과학 방역의 기조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면서도 국민들이 충분히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시기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은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획득 등 4가지다. 현재로선 제시된 기준 가운데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만 1개 조건만 충족되면 의료·감염취약시설과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곳에서 실내마스크는 착용 권고로 바뀌게 된다.

이후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심각→경계 또는 주의) 또는 코로나19 법정감염병 등급 조정(2급→4급)이 이루어지는 2단계에서는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착용 권고로 바뀐다.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세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뒤 구체적 시행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는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19가 재유행 중인 가운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될 경우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면역 취약층의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한 총리는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가까이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 착용에 협조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방역 상황이 확실하게 안정돼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8168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보다 1215명 늘면서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는 530명으로 엿새째 500명대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