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대 생산 거점인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아이폰 생산 차질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발 코로나19 위기가 생산을 비롯해 창고, 물류, 운송 등 공급망 전 단계로 확산하면서 올 4분기 애플 매출이 최근 성장 흐름을 깨고 역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경제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지난 10월부터 계속되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여파로 애플의 아이폰 생산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은 확진자 폭증과 당국의 봉쇄 정책, 처우 불만 시위 등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최근 두 달 사이 아이폰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적절한 대비 없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방역 관련 정보를 은폐하는 등 혼란을 거듭하면서 중국 내 아이폰 생산 차질 상황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런던 소재 공급망 컨설팅업체인 스테이트 오브 플럭스의 앨런 데이 회장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대처 미숙으로 향후 2~6개월은 애플의 공급망 위기에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폰 생산 차질은 생산 뿐만 아니라 창고, 물류 및 운송, 유통 전 분야로 위기가 번지고 있다.
외신들은 아이폰14 시리즈를 사려고 베이징 주요 쇼핑가에 있는 애플이나 전자제품 매장을 찾는 고객들 대부분이 재고 부족과 매장 폐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생산 차질로 리드타임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아이폰14 시리즈의 구매 고객들의 제품 대기 시간은 최소 23일에 달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증권가는 공급망 전 부문에 걸친 인력 부족 여파로 제품 대기일수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방위적인 위기로 애플의 생산 차질이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중국 리스크가 확산되자 베트남·인도 등지로 생산거점 다변화에 뒤늦게 나섰지만, 이 지역의 생산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장기화된 생산 차질은 실적 부진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최근 14개 분기 연속 이어진 애플의 매출 성장세가 올 4분기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애플의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 1239억달러 대비 감소하고 순이익도 8% 가량 줄면서 외형과 내실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목표 대비 500만~150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정보기술(IT) 관련 컨설팅회사인 아심코의 애널리스트 호레스 데디우는 "통상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재택근무와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아이폰 등의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중국에서의 상황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 면역 체계가 확보되지 않은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움츠러들면서 내년 중국 시장에서 실적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애플 전체 매출의 약 5분의 1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같은 이유로 애플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0일 애플의 목표주가를 기존 200달러에서 190달러로 내려 잡았다.
새믹 채터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의 리드타임은 여전히 장저우 코로나19 셧다운 이전 대비 늘어난 상태로, 계절적 수요까지 고려하면 공급 부족은 길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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